• 주인과는 면식이 없더라도 문화유산이 좋아 찾아왔다면 부질없는 후원회 걱정은 하지마시고 하고픈 이야기 있으면 하고 가소.
  • 2017. 06. 07
  • 바보야, 문제는 역사가 아니라 정치야!
  • 사진) 김해 대성동고분군(사적 제341, 문화재청 홈페이지)

    설명) 김해 대성동고분군은 얕은 구릉지대에 조성되어 있는 1~5세기 가야국 수장층들의 무덤이다. 우리나라 고대무덤 형식의 변화과정을 잘 주고 있으며, 중국제 거울이나 토기류 출토유물에서는 한중일 문화교류 상황을 밝혀주는 중요한 자료로 이용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 발언을 통해 지금 국면과는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가야사연구와 복원을 지방정책에 꼭 포함시켜줬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그는 고대사가 삼국사 중심으로 연구되다보니 삼국사 이전의 고대사 연구가 안 된 측면이 있고, 가야사는 신라사에 겹쳐 제대로 연구가 안 됐다.” 고 하였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야사연구와 복원이라는 화두를 꺼낸 것은 가야문화권의 지리적영역이 경남과 경북, 그리고 충청과 호남까지 걸쳐 있다는 점을 언급함으로써 역사연구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인 지역화합을 이루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 때의 가야사 복원작업을 계승하고자 하는 뜻도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이 발표 이틀 전 530, 도종환 민주당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 내정되었다는 발표와 오버랩 되면서 어? 이거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재인대통령의 가야사복원에 대한 지시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민들에게는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역사학계에서는 환영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이 역사에 대해 특정 시기나 특정 분야의 연구와 복원사업을 지시하는 것은 반세기전 지도자들의 이야기이지 균형 잡힌 지도자의 올바른 역사적 시각은 아니다. 앞선 정부에서 역사를 좌편향적으로 잘 못 가르친다고, 혼이 비정상이라고 역사교육을 국정교과서로 가르치겠다고 국정교과서 집필을 지시하고 몇 년에 걸쳐 만들었음에도 불국하고 시범조차 해보지 못하고 폐기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떠 올려 보았으면 한다.


    한국고대사학계에서는 도종환 장관후보자에 대해 우려스러워하고 있다. 그가 지금껏 보여준 고대사학계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해온 일련의 행동들에서 짐작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현직 국회의원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는 인사청문회제도를 도입한 이후 낙마한 사람이 한명도 없이 모두 통과되었다고 하니 그가 문화체육부장관에 임명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사회적 통념상 이제는 문화계나 학계의 어떠한 분야에서도 블랙리스트는 소멸의 길을 걷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 되었다. 필자가 도종환의원을 염려한 건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선호하는 유사역사학자들의 주장에 동의하고 지원하는 일을 그의 이력을 보았을 때 시행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가야사를 연구하고 복원하는 것이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는 이야기는 역사를 도구화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지금껏 영호남의 깊은 골을 만들어 놓은 원인이 정치인들에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러한 사업들을 벌여서 영호남의 벽이 허물어진다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88고속도로가 확장되고, 가야사연구가 활성화된다고 하여 영호남의 지역감정이 몇 년 사이에 없어질까? 바보야 문제는 역사가 아니라 정치야! 라고 말하고 싶다.


    충담스님의 안민가(安民歌)에서처럼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맡은바 자신의 본분을 다 한다면 태평성대에는 이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평안한 사회를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나라의 지도자와 정치인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고마운 일이지만 지나치게 역사에 관여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일이 된다. 그러기에 역사에 기록될 자신들의 행동을 겸허한 마음으로 돌아보았으면 한다. 김유신 장군이 자신의 죽음을 앞에 두고 병문안 온 문무왕에게 당부한 말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신하인 제가 보면 예로부터 대통(大統)을 잇는 임금이 처음에는 정치를 잘 하지 않는 이가 없지 않지만 끝까지 잘 마치는 이는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대의 공적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없어지니 매우 통탄할 일입니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성공이 쉽지 않음을 아시고, 수성(守成)의 어려움을 생각하시어, 소인을 멀리하고 군자를 가까이 하시어, 위에서는 조정이 화목하고 아래에서는 백성과 만물이 편안하여 화란이 일어나지 않고 국가의 기반이 무궁하게 된다면 신은 죽어도 유감이 없겠습니다. 왕이 울면서 이를 받아들였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러한 신하와 임금이 있는 정부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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